단톡방 사이버성폭력, 남연예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300명 정도의 중학생과 고등학생, 일부 대학생으로 구성된 텔레그램 단체 톡방의 대화 내용입니다.

피해경험자들의 신상과 얼굴 사진이 드러나기에 합성된 사진이나 ‘능욕’이라며 하는 행동들을 그대로 보여드릴 수는 없지만, 주로 반복되는 패턴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1. 한 남성이 지인 사진을 톡방에 가져옵니다. 톡방 멤버들은 사진 속 여성을 ‘능욕’하겠다며 사진에 자신의 성기를 들이댄 모습을 연달아 찍어 올립니다. 처음 사진을 들고 온 남자는 다른 남성들의 성기와 자신이 아는 여성의 얼굴 사진이 한 화면에 함께 찍혀 있는 것을 지켜보며 흡족한 마음을 표현합니다.

2. 아이패드나 핸드폰 화면에 지인 사진을 띄운 채 자위행위를 한 후, 화면에 자신의 정액을 뿌립니다. 정액이 묻은 아이패드나 핸드폰을 또 다른 카메라로 찍어 올리며 기뻐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3. 서로 지인의 사진에 정액을 뿌려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리고 그 장면을 재촬영하여 다른 남성들의 정액이 뿌려진 사진을 수집합니다.

4. 학교에 몰래 들어가 여학생의 체육복에 정액을 묻히거나 물병 등의 소지품에 침을 뱉고 인증하는 등의 톡방 멤버들 나름대로의 이벤트성 활동이 이루어집니다.

수많은 한국남성들은 ‘여성’이라는 존재와 관계 맺는 법을 청소년기 때부터 이렇게 잘못된 방식으로 배웁니다. 상대를 동등한 인간으로 보지 않고, 성적인 욕망의 해소를 위한 물건처럼 여기며 폭력을 행사하는 일들이 ‘남성’이 되어가는 과정으로써 우리 사회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청소년들이 자라서 정준영 단톡방 멤버 같은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남연예인들의 사이버성폭력 사건을 보며 그들이 권력을 가졌기 때문에 그런 행위를 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순서가 틀린 해석입니다. 사실은 이미 너무 많은 남성들이 메신저로 불법촬영물을 공유하고,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언어폭력을 저지르며 서로의 유대를 돈독히 하고 있기 때문에 그 많은 ‘일부 남성’의 일부에 남연예인의 위치가 존재하는 것뿐이죠.

연예인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특수강간 등의 범행을 더 쉽게 저지를 수 있었던 측면이 있겠으나, 기본적인 심리상태는 이런 톡방에 있는, 지금도 우리 곁에서 ‘평범한 척’ 살아가는 남성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