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추모제 – 죽음에 이른 불법촬영 및 비동의 유포 피해자를 기리며…

우리는 피해자의 죽음에 시선이 집중되는 일은 사이버성폭력 근절 운동의 좋은 방향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모든 피해자가 죽는 것은 아니라고
우리는 썼다.

 

지난해 가을, 우리는 사람들 앞에서 이렇게 말했다.

 

 

“2015년 8월 7일, 메르스 갤러리 저장소 사용자들이 모여 메갈리아 웹사이트를 개설했다.

2015년 10월 이후 메갈리아의 소라넷 고발 활동이 시작되었고, 그 결과 2016년 4월에 소라넷이 폐쇄되었다.

그때 처참한 사이버성폭력의 현실을 처음 목도한 많은 여성은 ‘죽음’을 익숙한 표현으로 삼았다.

실제로 죽은 사람들의 얼굴을 알고 있기도 했고, 우리의 삶이 이런 종류의 죽음에 꽤 가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2018년 9월인 지금,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가 올리는 공론화 게시글에도 아직 그런 맥락의 댓글이 달린다.

그러나 이제 우리에게는 ‘사이버성폭력 때문에 사람이 죽어요’ 이상의 언어가 필요하다.

정상적인 세상이라면 그 말 한마디로 충분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세계에서 여성의 죽음은 중요한 일로 다뤄지지 않는다.

여성이 남성의 가해로 인해 죽었다고 했을 때 강조되는 것은 ‘모든 남자가 그렇지 않다’는 메시지와 피해자는 죽을 만큼 약하고 불쌍한 존재라는 고정관념이었다.”

 

 

그러나 죽음을 말해 봤자 큰 소용이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말하지 않았던 그런 순간들이 괜찮았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내일부터 이름 없는 추모제 안내 게시글이 올라옵니다.